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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me [도를 구합니다 :-)]
아직도 기억이 생생하게 납니다. 부처, 공자, 순자, 소크라테스, 플라톤 등에 대한 설명이 국정윤리교과서에 나왔을 때, 예전부터 들어 오던 이름에 대한 약간의 반가움. 그리고 바로 뒤따르는, 무슨 말인지 전혀 와 닿지 않았던 당혹감. 왜 이딴 걸 외워야 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지만, 뭐 그때에는 그것 말고도 납득 안 되던 것들이 너무 많았습니다. 그래서 세상에 대한 염세를 한 웅큼 더 먹은 다음, 열심히 외웠습니다.
물론 수능을 보고 나서는 깨끗하게 잊어버렸죠. 공돌이는 그런 것 말고도 공부할 '실용'적인 것들이 정말 많거든요. 하지만 시간이 약간 지나 보니, 살아가는 것은 빽빽한 의사결정의 연속인데, 저에겐 바로 이 곳에서 빈곤이 느껴집니다. 선택을 잘 하려면 어떤 것이 더 중요한지를 잘 생각해야 하고, 일관적인 선택을 하려면 무엇이 중요한지에 대한 시각이 일관적이여야 합니다. 내 인생의 목표는 뭔지, 삼십대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부터, 올해는 누구에게 대쉬;;를 해야 할지, 회사에서는 이번달 어떻게 해야 할지, 오늘 점심때 무엇을 먹을지... 가치를 판단하는 나의 기준이 없으니, 대강 주변 사람과 비슷한 선택을 했던 듯 합니다. 제 스스로 판단할 수 없으니 귀는 얇아지고, 선택에는 일관성이 없고, 난관에 마주치면 바로 GG를 쳤습니다. 통일성이 없으니 큰 방향이 없고, 삶이 주기적;; 공허에 시달린 것도 우연한 것은 아니였던 것이죠. 이렇게 개념 없는채로 돈벌고 나이만 먹어가다 보니, 내가 부족했던 것이 무엇인지 어렴풋하게 잡힙니다. 모든 것들 하나 하나가, 나한테는 어느 정도로 중요한지를 체계적으로 생각하기 입니다. 나의 행위와 내가 가지고 있는 개념들을 곰곰히 생각하며, 다른 것들과 비교해서 상대적으로 얼마나 큰 가치를 가지고 있는지를 매겨 보는 것 말이죠. 그런 시각을 가지게 되니까, 고리타분했던 공자님 맹자님 말씀이 아주 입체적으로 다가옵니다. 왜 이런 당연한 연관관계를 쉽게 설명해 줄 사람이 진작에 내 근처에 없었는지가 아쉬울 뿐이네요. 김어준 선생의 말이 생각납니다. "나이 먹어 사람이 가장 후회할 땐, 아무 것도 안 이루었을 때가 아니라, 이룬다고 이룬 것들이 자신이 원한 것이 아니었을 때라는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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